이번 추석에는 지인들과 글램핑을 가기로 했기 때문에 추석 전 시골에 미리 찾아뵙고 왔었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약속은 피치 못 할 사정으로 취소가 되었고, 몇 년간 갈까 말까 엄청 고민했었지만 거리가 거리인지라 쉽사리 행동으로 옮기지 못했던 동해안 7번 국도 드라이브를 무조건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명절에는 톨게이트 비용이 무료라 최대한 이용해 보기로 한다.
명절이 시작되는 전날 혼자 식당에 못 들어가는 상황이 발생할까 싶어 캠핑용 버너와 물 1L, 컵라면을 차에 실었다.
명절이라 고속도로 차량이 많을 것을 우려해 최대한 저녁과 새벽에 이동하기로 생각하고 좀 쉬다 밤 10시 30분 자동차에 시동을 걸었다.
기름이 모자랄 것 같아 집 주변 주유소에 들러 가득 채우고 고속도로로 향했다. 밤 눈이 꽤 어두워 조바심도 나고, 꽤나 겁도 났다.
이번 드라이브가 아마 내 생에 가장 긴 주행거리가 될 거니까...
광주를 떠나 전주, 대전, 세종과 청주, 이천, 원주를 지나 평창 대관령도 지났다. 대관령을 지날 때는 새벽이었는데 갑자기 비가 쏟아져서 무척 놀랬던 기억이 난다. 한참 올라가다 한참 내려가고, 대관령 전망대에서 잠시 화장실 다녀올 겸 정차하고 일 보고 오는데 스마트키 배터리가 없다고 자동차에서 경고를 띄우더라 참내... 일단 시동은 걸려있으니 무작정 정동진으로 향했다.
15일 밤 10시 30분에 출발해 16일 새벽 4시 30분~5시 사이에 도착한 정동진
(강릉에 도착해 편의점에서 스마트키 배터리교체하는 바람에 30분 정도 지체)
해돋이로 워낙 명소인 곳이라 추석 명절이 시작하는 날에도 사람이 많으면 어쩌지 했지만 많지 않았다. 처음 동해를 접했을 때 느꼈던 것은 낚시하느라 남해, 여수, 군산, 목포 등 서해, 남해와는 분위기도 다르고 물 색이 정말 다르더라. 동해가 유명한 이유를 몸소 체험했다. 물안개도 심하게 끼고, 어두워서 잘 보이진 않아도 개방감 하나는 우리나라 1등인 것 같더라. 이곳저곳 둘러보다 보니 시간이 5시 30분이 넘어가길래 이동할까 하다가 문득 '정동진은 해돋이잖아'라는 생각이 들어 해돋이까지 보기로 결정했다.
새벽 6시 조금 넘은 시간.
날이 궂어 해는 보이지 않았다. 주변에 있던 많은 사람들이 아쉬워하는 모습들이 보였다.
바닷소리 들으면 멍하게 산 위에 관람선을 보게 되었는데 저기가 유명한 호텔이라고 하던데 이름은 모르겠다.
왼쪽에 작은 배들은 물안개 속에 떠 있길래 캐러비안해적인 줄 ㅋㅋㅋ
앞에 사람들이 대포카메라 놓고 해돋이 찍는 틈 사이에서 대충 마지막으로 한 장 더 찍어보았다.
몇 년 동안 고민 했던 강릉행을 왜 진작 안 왔을까 하는 후회를 하면서 자동차에 시동을 걸었다. 이제 7번 국도를 타면서 쭉 드라이브를 하는 찰나 인터넷에서만 보던
정동진역을 지나쳤다. 자주 볼 수 있는 역이 아니기에 정차를 하고 간판만 찍어보았다. 😊
내비게이션을 끄고 7번 국도를 아무 생각 없이 쭉 드라이브하던 중 어떤 해수욕장에 차들이 하나 둘 들어가길래 또 따라가 봤더니 '망상'이라는 해수욕장에 도착했다.
정동진에서 한 20~30분 움직인 것 같은데 여기에는 사람들이 좀 더 많았다. 여전히 날씨는 좋지 않아 많이 돌아다니진 않았다.
그 후로 조각공원? 보석공원인가에 도착해서 벤치에 앉아 쉬는데 여기가 동해를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장소가 아닐까 싶다.
에메랄드 빛 바다며, 뽀얀 물살
내가 생각하던 진짜 동해!!!
여기서 한참을 벤치에 앉아 바다구경을 원 없이 했다.
7번국도를 타고 항이란 항을 다 들어갔지만 동해는 역시 게가 유명해서 그런가 게집이 많았고, 아침 일찍부터 여는 가게도 없었고, 혼자서 게를 먹기도 그렇고, 아직 게보단 게 맛살이 더 맛있는 사람이라; 포항 호미곶 근처에서 밥 먹어야지 생각하고 호미곶으로 이동했다.
여기는 차도 많고, 사람도 무진장 많았다. 주차할 장소도 없어서 차에서 내리지도 못하고, 멀리서 호미곶의 상징 손 사진만 찍고... 물러났다.
사진 보면 알 수 있듯이 정말 바람이 바람이... 역시 동해다 동해야...
호미곶에서 성게비빔밥 한 번 먹어보고 싶었는데 주차할 곳이 마땅치 않아서... 그냥 그렇게 광주로 향했고, 7번 국도 드라이브를 끝냈다.
(광주로 복귀 후 총 이동한 거리를 보니 약 1050km를 이동했더라. 역시 큰 맘먹고 가야 하는 거리가 맞다. 앞으로 몇 번을 더 갈지는 모르겠지만. 기회가 있을 때마다 동해를 가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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